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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Korea/경기

양평 - 두물머리

사사로운 여행 가이드 Mauvais sang 2021. 2. 24. 13:45

두물머리, 지역명의 유래

많은 이가 한 번쯤 가봤을 곳,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 한강의 본류가 시작되는 곳, '두물머리'는 '두 갈래의 물이 머리를 맞댔다'는 순 우리말 표현 외에 '양수두(兩水頭)'나 '병탄(幷灘)'으로도 불린다. 지역명인 양수리가 이곳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기 어렵지 않다.

개인적으로 '두 물의 끄트머리'라 해석한다. 코의 끄트머리를 뜻하는 '콧머리'처럼 머리는 물체의 가장자리를 가리키기도 한다. 북한강과 남한강의 끝자락이 겹치는 곳이니 적절한 해석이 아닐까? 물론 '두 물의 처음'이라 해석할 수도 있다. 머리는 '시작'과 '처음'을 뜻하기도 하니까. 이는 머리를 맞댔다는 당초의 의미대로 두 강이 만나는 첫 지점이라는 의미다. 어떤 해석이든 북한강과 남한강이 지류에서 벗어나 본류로 거듭나는 곳이니 제법 의미심장한 작명임엔 분명하다. 더욱이 둥글둥글 아름다운 우리말이잖나.

 

모든 만물이 대개 변화하지만 두물머리는 시시각각 제 모습을 바꾼다. 동틀녘, 해질녘, 오전과 오후, 비올 때, 비갠 후, 매번 다른 얼굴로 손님을 맞는다. 사진은 4월 중순 해질녘에 찾은 두물머리의 소원나무 앞이다.

두물머리, 찾기에 쉽지 않은 여행지

각종 매체에 내비친 덕에 대중화된 장소지만, 실상 찾아가기란 쉽지 않다. 주말이면 차량 정체로 편도 1차선에 불과한 진입로가 몸살을 앓고, 코로나 19의 여파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쉴 때에는 가족 나들이객들로 붐벼 주변 교통이 마비되어 버린다. 주말이나 주중 구분이 없다는 얘기다.

명성에 비해 공영주차장은 초라하고, 두물머리의 입구에 해당하는 느티나무주차장은 주차 시간과 무관하게 일괄적으로 차량 1대당 3,000원의 주차료를 받는다. 그렇다. 친환경차량 할인이나 경차 할인은 기대하지 말자.

일부 포털에서 이곳 느티나무주차장을 공영주차장이라 표기하고 있는데 잘못된 정보니, 무료 주차를 원하면 느티나무주차장 진입 전 다리(신양수대교) 밑이나 입구에서 한참 떨어진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그나마 신양수대교 밑에서 소원나무까지 500m 남짓 돼 멀지 않은 편이다. 덧붙여 주차료가 비싸다고 투덜대지 말자. 느티나무주차장은 물론 지역의 대다수가 사유재산이다. 맘만 먹으면 폐쇄도 가능하단 소리, 그럴 리 없겠지만.

 

두물머리 나룻배와 느티나무의 모습

흔히 볼 수 없는 서정적인 풍광, 두물머리 나루터

물가에 이르러 무심한 듯 여유롭게 펼쳐진 풍광을 마주해야 이곳에 다다르기까지 겪었던 불편과 불만이 해소된다. 완만한 산 자락의 능선을 배경 삼아 도도하게 나아가는 강 줄기의 너른 품, 거칠 것 없이 탁 트여 광활한 풍경은 언제 보아도 면과 면이 맞닿아 이룰 수 있는 궁극의 아름다움이다. 진경산수화를 창안한 겸재 정선(鄭敾, 1676~1759)이 '경교명승첩(京郊名勝帖, 1741)'의 첫 장을 이곳에서 시작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정선의 경교명승첩(京郊名勝帖)은 한양 근교 명소를 둘러보며 그려낸 화첩으로 두물머리에서 시작해 행주산성까지의 풍경을 33폭의 그림으로 묘사했다. 두물머리는 첫장 '독백탄(獨栢灘)'으로 남겨져 있고, 두물머리 나루터에 원작을 모사한 동판 부조가 설치되어 있다. 위 사진은 8월 초 해질녘에 찍었다.

수령이 400년이 넘었다는 느티나무도 볼거리다. 잎이 무성한 여름이든 가지만 남은 겨울이든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이 지기는 예사롭지 않게 곧게 뻗은 가지를 갖고 있다. 약 30m의 당당한 품새를 자랑하며 소원나무로도 불린다. 오래전부터 이 나무 아래에서 어부들의 안녕과 마을의 번성을 비는 제사나 굿을 지낸 까닭이다. 두물머리가 전해주는 안온한 정서, 영성에 가까운 평안함은 아마도 이 친구가 있어 가능했으리라.

 

두물머리 소원나무(위 사진)과 메타세쿼이아(아래 사진)이다. 느티나무를 바라보고 오른 편에 메타세쿼이아 다섯 그루가 나란히 서있다. 수가 많지 않은데도 주변과 잘 어울려 멋스럽다.

눈을 씻고, 마음을 챙기고, 영성을 느껴도 배는 고프기 마련. 아쉽게도 부근에 맛집은 연핫도그가 유일하다. 때를 잘못 맞추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이 지역에서 '제일 잘 나간다'. 카페도 서너 군데 문을 열지만 핫도그의 기름진 포만감을 대체할 요깃거리는 드물다. 아직 아쉬워하기엔 이르다. 1km 떨어진 곳에 양수리전통시장이 있으니까.

 

 두물머리 연잎 핫도그다. 두물머리에서는 핫도그 가게도 아름다워(?) 보인다.

가볼 만한 곳(X), 가야할 곳(O)

다다르기에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두물머리는 반드시 가봐야 할 장소다. 정오 이전이나 해질녘을 노리면 충분히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북한강을 거슬러 북쪽으로 가든 남한강을 거슬러 동남쪽으로 가든 이곳을 기점으로 양평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다행히 두 갈래의 강을 따라 좋은 공원과 카페, 식당, 박물관, 미술관이 즐비하니까 계획만 잘 짠다면 두물머리는 좋은 여행의 처음이자 끝이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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